준공 후에 자주 받는 질문들
흡음이 부족하다는 불만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이는 설계 단계에서 흡음 예측이 틀렸기 때문입니다. 그 밖의 불만은 대부분 눈에 보이고 손에 닿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현장에서 반복해서 접수되는 내용을 네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서류의 범위 — 흡음 성적서에 없는 항목
PET 흡음보드의 흡음률은 두께와 재질이 거의 정해 줍니다. 그래서 제조사끼리 값이 크게 벌어지지 않고, 성적서도 웬만한 제품은 갖추고 있습니다. 성적서를 못 내는 제품이라면 설계자가 애초에 후보군에서 제외했겠지만, 흡음이나 단열 성적서를 냈다고 해서 마감재로써 좋은 제품인지는 해당 성적서만 보고 알 수 없습니다.
흡음 성적서를 검토하실 때는 흡음률 수치보다 시험할 때의 설치 조건을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시험실에서 배후 공기층을 얼마나 두고 붙였는지에 따라 흡음 곡선이 달라지고, 공기층을 깊게 두면 중저역이 올라가면서 가장 높은 값이 낮은 주파수로 내려갑니다. 시험실에서 100mm를 띄우고 측정한 수치를 벽에 직접 부착하는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면, 설계자는 자기 공간에서 나오지 않는 성능을 계산에 넣게 됩니다.
마감 품질 관점에서 살펴보면 설계자가 참조할 국내 기준이 아직은 미흡합니다.
| 기준 | 흡음 · 단열 규격 | 마감 품질 기준 |
|---|---|---|
| 흡음 성능 | 있음 | — |
| 열전도율 | 있음 | — |
| ① 앞뒷면 이색 | 없음 | 없음 |
| ② 보풀 | 없음 | 없음 |
| ③ 실 뭉침 | 없음 | 없음 |
| ④ 무른 정도 | 없음 | 없음 |
기준이 아직 미흡한 원인은 단순합니다. PET를 인테리어 마감재로 쓴 기간이 짧고, 제품의 평가 기준이라는 것은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어야 그 수요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올바른 스펙을 지정하기도, 지정된 스펙으로 시공까지 이어지기도 어렵습니다. 서류가 양쪽 다 비슷하고 마감 품질을 견줄 공통 기준이 없으면, 설계자와 발주처는 결국 가격만 비교하게 됩니다. 다른 업체가 “똑같은데 더 싸다”고 말할 때 그 말이 서류상으로는 틀리지 않기 때문에, 설계자가 반박할 근거를 찾기 어렵습니다.
아래 항목들은 여러 제조사의 제품을 유통하고 가공하면서 확인한 내용입니다. 표준은 아니지만, 설계자가 샘플과 시방서로 사전에 검토하실 수 있도록 정리해 보았습니다.
샘플 확인
요청하신 샘플을 통해 다음 세 가지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PET 흡음보드 샘플은 보통 A4 크기로 옵니다. ②③④는 그 크기에서 판별됩니다. 공급업체가 상태 좋은 것만 골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①은 샘플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앞뒷면 이색은 시방서에서 다룹니다.
시방 · 납품 확인
검토 내용을 문서로 남겨, 기대 수준의 제품이 납품될 수 있도록 합니다.
스펙 변경 요청은 대개 시공 직전에 들어옵니다. 그 자리에서 “샘플을 봤더니 달랐다”고 말해도 설계자가 근거로 쓰기 어렵습니다. 확인한 항목을 시방서에 적어 두면 설계자와 시공사가 같은 문서를 놓고 대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검토한 샘플을 현장과 공유해 두시면 납품된 물건과 그 자리에서 대조할 수 있습니다. 아래 세 항목은 시방서에 적어 두고, 납품 현장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하는 항목입니다.
가공
가공 가능 범위를 미리 확인하셔야 도면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마감 품질을 확인하셨더라도 가공업체의 장비와 역량에 따라서 최종 가공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가공업체가 어떤 수준까지 가공이 가능한지 사전에 확인하시고 도면에 반영해야 재작업을 줄이고 최종 완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요청 수량이 많은 경우 반드시 샘플 제작을 진행하신 후 양산에 들어가시길 추천합니다.
정리
“똑같은데 더 싸다”는 말이 통하는 까닭은 그 말이 서류상으로는 맞기 때문입니다. 흡음 등급이 비슷하고 성적서를 양쪽 다 갖추고 있으면, 설계자가 마감 품질을 견줄 항목을 비교표에서 찾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스펙단계에서 식별하고 기대하는 품질의 PET 흡음재를 선정하시려면 받아 두신 샘플로 언급한 세 가지를 확인하시고, 앞뒷면 이색은 판매처에 미리 확인하시고, 검토한 내용을 시방서에 한 줄씩 남겨 두시면 됩니다.
